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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국에서 노조 결성 붐 이유는

국기연 기자

기사입력 : 2022-05-10 09:31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온 아마존의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창고에서 지난 3월 25일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을 위한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온 아마존의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창고에서 지난 3월 25일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을 위한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미국 산업계에서 노조 결성 붐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기업의 노조 결성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 지난 수년간 감소세를 보였다가 최근 들어 신규 노조 결성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고 CNBC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노동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겪으면서 기업에 봉급과 수당을 포함한 복지 혜택 확대와 안전 조처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고, 노조 결성을 통해 이런 요구 사항을 관철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규 노조 결성 신고 건수가 그 전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가 증가했다. 또한 이 기간에 부당 노동 행위 기소 건수도 14%가 증가했다.

미국에서 신규 노조 결정 붐은 항공업, 소매업, 첨단 기술 섹터를 비롯한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마존과 애플 등 미국 정보기술(IT) 공룡 기업에서 노조 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계속한 아마존의 물류창고와 애플의 소매점 애플스토어에서 활발하게 노조 결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스타벅스의 매장에서 노조 결성이 추진 된 곳이 250개에 달하고, 이 중 54개 매장은 노조 결성을 마쳤다.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의 최대 아마존 창고인 'JFK8'에서는 지난달 1일 노조 설립 투표가 가결돼 미국의 아마존 사업장으로는 처음으로 노조가 생겨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앨라배마주 배서머 등 다른 아마존 창고 3∼4곳에서도 노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 내 아마존 시설은 1,000여 개에 달한다.

지난달 뉴욕 맨해튼의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 있는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노조 결성에 찬성하는 동료들의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애틀랜타 인근 컴벌랜드 몰의 애플스토어에서 노조를 추진하는 직원들이 직원들의 지지 서명을 확보해 투표 신청 서류를 미 노동관계위원회에 제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미국인들이 일과 삶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노조 결성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면 근무가 불가피한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조 결성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 등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오히려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봉급은 그에 상응해 증가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커진 것도 노조 결성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친노조’ 성향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것도 노조 결성을 촉진하는 요인이라고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 결성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지원하고 있다.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아마존 등에서 노조 추진이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다른 기업에서도 노조 결성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그러나 아마존 경영진은 무노조 경영 원칙이 무너지자 책임자 추궁에 나섰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이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의 창고 'JFK8' 소속 간부 사원 6명 이상을 해고했다. JFK8은 최근 노조 설립 투표가 가결된 곳이다. 뉴욕 타임스는 아마존이 노조 설립의 책임을 묻기 위해 간부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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