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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빅스텝' 금리 인상, 다른 나라에는 어떤 영향 미치나

신흥국 투자 자본 유출·환율 상승·연쇄 금리 인상 등 불가피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2-05-06 13:0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세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스리랑카가 금융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스리랑카 콜롬보시 주민들이 주유소 앞에서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세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스리랑카가 금융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스리랑카 콜롬보시 주민들이 주유소 앞에서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4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올리고, 지속적인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미국뿐 아니라 다른 모든 나라에서도 심대한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고, 다른 나라에서도 대출 금리가 오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이 개도국이나 신흥국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F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다른 나라의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 등으로 올해 세계 경제 전망치를 3.8%로 낮췄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미국의 경제 활동이 둔화하고, 소비가 위축된다. 이는 곧 다른 나라들의 대미 수출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진로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제3국에 투자된 자금을 빼내 대미 투자를 늘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게 되면 신흥국에서 달러가 고갈되고, 환율이 올라간다.

자국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은 유리해지나 수입이 어려워진다. 특히 식량이나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나라는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는다. 식량 가격과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악화한다.

특히 현재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다. 신흥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수입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물가 상승 압박에 시달린다.

개도국은 자국 화폐 가치 방어를 위해 앞다퉈 금리를 올리게 마련이다. 신흥국에서도 금리가 오르면 경제 활동이 둔화하고, 일자리가 줄어든다. 또한 외채를 안고 있는 국가는 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게 된다.

IMF에 따르면 저소득 국가의 약 60%가 2020년에 ‘채무 곤경’(debt distress)에 빠졌거나 빠질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중은 2015년 30%에서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채무 곤경은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어 해당 국가 정부가 금융 의무를 이행할 수 없거나 채무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미국 연준이 8.5%에 이른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는 공세적인 통화 정책을 동원하면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할 수 있다. 연준이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빠지지 않으면서 물가를 통제하는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것이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면 글로벌 금융 위기가 올 수 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금융 위기 가능성이 큰 대표적인 나라가 스리랑카, 터키, 모잠비크라고 전했다.

연준은 3∼4일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 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0.50%포인트 인상 결정은 2000년 5월 회의(6.0→6.5%) 이후 약 22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다음 달부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국채, 정부기관채권, 정부 기관 MBS(주택저당증권) 보유량을 줄여나간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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