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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수출 주도형' 독일 경제가 흔들린다

공급망 병목에 가계 지출 축소로 유럽 최대 경제국 성장 뒤처져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2-04-28 09:53

유럽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던 독일 경제가 코로나 기간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던 독일 경제가 코로나 기간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유럽 경제의 최고 강자인 독일이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 기간 중에 공급망 병목 현상과 가계 지출 축소로 유럽 최대 경제국 성장이 뒤처진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독일의 최근 약세 원인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독일이 이를 빠르게 극복할지 아니면 계속 침체에 빠질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페터 알트마이어 전 독일 경제장관은 독일이 코로나 위기에서 세계를 구출하는 "경제 기관차"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독일은 유럽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한동안 독일은 경제회복의 상징이었다. 2020년 독일의 경제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보다 덜 위축되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다른 국가들은 더 빠르게 반등하고 이탈리아도 팬데믹 이전 수준의 국내총생산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반해 독일의 침체는 지속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독일이 코로나 전반기에는 매우 좋은 상태를 보였으나 2021년 상황이 역전됐다. 이는 독일이 팬데믹 이전보다 취약한 경제 상황에 놓여 있었음을 암시한다.

유럽 ​​최대 경제국의 최근 저조한 성과는 제조업을 강타한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과 가계 지출의 회복 둔화에서 기인한다.

독일 연방통계청(Federal Statistical Office)이 지난해 국가 생산량이 2.7% 성장했다고 추정하면서 유럽 성장률 테이블 최하위였음을 확인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분기별 GDP 수치가 발표되면 유로존 두 경제 대국의 실적 차이가 확연해질 전망이다. 독일 경제가 2021년 마지막 3개월 동안 전 분기에 비해 소폭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프랑스는 0.5% 성장할 것 으로 예상된다.

IMF는 2022년 독일 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3.8%로 하향 조정하면서 공급 차질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경제의 후퇴는 올라프 숄츠 총리의 연정에도 큰 부담이 된다. 독일의 헌법 부채 제동이 다시 시행되는 내년에 공공 지출을 축소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하벡 경제장관은 코로나 악영향이 여전히 남아있고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독일 경제가 올해 3.6%의 성장률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독일 경제가 코로나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이유


독일이 어느 정도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회복세를 찾을 것인지는 공급 부족으로 제조업체가 반도체에서 리튬에 이르기까지 많은 재료를 계속 확보하지 못하는 기간에 달려 있다.

독일은 개방적이고 무역이 통합된 경제이기 때문에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 문제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는 독일의 자동차 제조 산업으로, 지난해 국내 생산이 12% 감소한 310만대의 차량으로 2019년 팬데믹 이전보다 50% 이상 감소했다.

독일의 전체 산업 생산은 11월에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보다 7% 낮았지만 프랑스에서는 5% 감소했다. 유로존 세 번째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이탈리아는 약간 증가했다. 밀라노 유니크레딧(UniCredit)의 수석 유럽 경제학자 마르코 발리(Marco Valli)는 “코로나 기간 중 독일은 자동차, 기계류, 장비 제조 의존도가 높아 위기 대응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소비재 부문이 많아 소비가 늘자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2021년 독일의 경제가 저조했던 것을 두고 가계 지출 부족과 연결하기도 한다. 독일은 작년 3분기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여전히 2%가 낮은 반면 프랑스의 가계 지출은 1% 미만에 불과했다.

독일은 국민 72.7%가 완전히 예방접종을 하여 이웃 국가들만큼 빨리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75% 이상이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코로나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예방접종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독일은 소비자 경제 회복이 더 제한될 수 있다.

수출 주도형 독일 경제가 코로나로 타격을 입었지만 글로벌 공급망이 완화되면 다시 부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노동력 부족도 문제다. 연방고용청(Federal Employment Agency)은 노동력 부족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독일은 노동력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최근 40만명의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를 유치해야 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도 문제다. 독일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면 수출 기계 분야에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독일경제는 다시 회복될 전망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코로나 제한이 해제되면 독일이 잃어버린 경제 활력을 되찾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HS마킷의 독일 기업 구매 관리자 지수 조사에서 낙관론의 초기 신호가 나타났다. 이 조사는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났으며 공급망에서 잠정적으로 완화 신호를 확인했다.

독일 경제는 2022년에도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뒤처질 전망이지만 2023년에는 공급망 문제 해소로 수출 경제가 되살아나 3.8%의 성장률로 이들 국가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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