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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업체들 "이번엔 미국에서"…한국 삼총사와 격돌

LG엔솔 등 블루오션 시장서 CATL 앞세운 중국과 겨뤄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2-04-28 09:04

CATL, 고션하이테크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CATL, 고션하이테크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기대되는 미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국내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누리던 성장 방식에서 탈피해 글로벌 무대로 나가기 위한 전초 기지로 미국을 선택한 것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총사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도 격돌이 불가피하다.

중국, 유럽 시장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은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블루오션이다. 최근 중국 최대 배터리기업인 CATL은 50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최대 8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미국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션하이테크(Guoxuan Hi-Tech)는 리튬 인산철 배터리 공급을 위해 미국 대형 상장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총 생산량은 200GWh 이상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한 엔비전 파워(Envision Power)는 미국 켄터키에 연간 3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춘 새로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40GWh로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복잡한 무역 상황에서 배터리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미국 시장은 큰 도전 과제다.

외신들은 CATL이 북미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올해 3월 초 CATL의 고위 경영진은 타당성 조사를 위해 멕시코로 날아갔다. 또 북미 CATL 공장에서는 니켈-코발트-망간 3원 리튬 배터리와 인산철 리튬 배터리를 모두 생산해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에 직접 공급할 예정이다.

2021년 CATL은 중국 전체 배터리 시장 52.1%를 차지하여 5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나날이 증가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고려할 때 시장의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수요처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2 중국 전기차 100 포럼에서 중국과학원 학자이자 동 100 협회 부회장 위양 밍강오는 2025년 중국의 전력 배터리 생산 능력이 3000GWh에 도달할 것이며 배터리 출하량은 2025년에는 약 1200GWh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대비 수요처가 부족한 것이다. 상당한 초과 용량이다.

즉, 현재 배터리 공장들이 생산 능력을 증설하기 시작했지만 수요처를 찾지 못하면 과잉생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활로는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CATL 및 고션하이테크와 같은 중국에서 선도적인 배터리 회사들은 중국 배터리 산업 체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개척 역시 앞장서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 있어 자신감이 넘친다. 세계시장을 제패하는 것도 기대해 볼 만하다.

업계 분석가에 따르면, 배터리 거대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망은 밝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 추세이며 배터리 공급 용량이 부족하다.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 중국은 배터리 기술 진보가 가속화되어 해외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편, 유럽과 미국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주춤거렸던 미국도 지난해부터 여러 지원 정책을 내세워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고 있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 자동차 시장의 5%를 전기 자동차로 채우려고 한다.

동시에 테슬라, 리비안과 같은 전통 자동차 대기업과 제너럴 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현대, 도요타와 같은 전통 자동차 대기업들도 배터리 전기차 생산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북미는 이에 상응하는 전력 배터리 수요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런 시장의 변화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에 진출을 유인한 것이다.

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크다.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SK온, 삼성SDI 등 세계적인 전력 배터리 대기업들도 미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대략적인 통계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의 미국 공장 설립 누계 투자액은 200억 달러를 넘는다.

이들 배터리 기업 외에도 유럽과 미국의 배터리 신생 기업들도 미국 배터리 용량 확장 경쟁에 가세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 배터리 공급량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1월에 한국의 SK온은 F시리즈 전기 픽업을 생산하기 위해 미국에 약 11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포드와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GM은 2022년 상반기에 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으로 4차 전지공장 위치를 ​​발표할 예정이며, 생산 능력은 30GWh로 추산된다. LG에너지솔루션 4개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북미 지역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200GWh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의 배터리 시장은 한국 배터리 회사가 독점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 배터리 기업에 너무 많이 의존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현재 미국 배터리 시장은 한국 배터리 기업의 지배력을 깨고 더 많은 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열망하고 있다. 견제와 균형 그리고 경쟁이 시장 핵심 테마다. 더 많은 플레이어가 시장에 진입하면 경쟁이 발생하고 기업은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진출은 시장 규모 확대 외에도 미국에 개설된 많은 R&D센터를 자국 기업의 기술력 배가 기회로 삼으려는 속셈도 있다.

또한 중국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첫째,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비용 이점을 얻을 수 있고, 둘째, 미국 국내 자동차 회사와 고객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편리하다. 미국은 여전히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세금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배터리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회의 창이기도 하다.

경기변동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인건비가 많이 드는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많은 기업들이 대규모 기계화 및 자동화 생산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서 높은 인건비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보조금이 포함되어 있어 수출하는 경우보다 제품 가격이 훨씬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제 미국 시장은 물론 유럽에서도 한국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임을 암시한다.

중국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광산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한국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에 가해지는 나쁜 이미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전략적 판단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겨 중국과의 경쟁에서 선전하기를 바란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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