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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부품 경쟁으로 심해 채굴 ‘위험’

김지나 기자

기사입력 : 2021-08-09 01:25

동해가스전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이미지 확대보기
동해가스전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

올해 6월 나우루는 유엔 산하 국제해저기구(ISA)에 심해 채굴 규제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던 바 있다. 태평양의 작은 섬 나우루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섬으로 유명하지만 품고 있는 자원은 여느 섬 못지않다.

광산 채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광업, 반도체, 자동차 등의 업계는 심해 채굴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전기차 부품 개발 경쟁으로 심해 채굴의 빈도수가 최근 상당히 증가했다. 기업들은 급격한 기후변화와 청정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의 필요성을 이유로 심해로 눈길을 돌려 ISA에 채굴 승인 요청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환경 전문가들은 심해 채굴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경고하기 시작했다. 나우루 지역에는 다금속결절이라 불리는 감자 크기의 금속 덩어리가 있는데, 이는 리튬이온배터리, 태양전지, 풍력터빈 등에 필요한 코발트, 니켈, 구리, 희토류 원소가 포함되어있는 광물이다. 특히 광산에서 채굴하는 광물보다 6배 이상의 코발트와 3배 이상의 고급 니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로 인해 나우루에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나우루 지역에서 빈번한 심해 채굴 활동이 무분별하게 이어질 경우 세계 최후 청정 생태계 중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되고, 이는 전세계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경고했다. 특히 심해 채굴은 바다의 탄소 흡수 및 저장체계에도 영향을 미쳐 기후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상황 중 하나이다.

이같은 경고에 BMW와 볼보는 당분간 심해 채굴 광물을 공급받지 않을 예정이라 밝히며 경쟁사들에도 심해채굴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심해 채굴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해양 생태계 파괴가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더불어 ISA에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 ISA는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공해상에서의 채굴을 규제하기 위해 설립되었지만, 기업의 심해 채굴 탐사 승인 업무만 진행하고 별다른 규제를 내리지 않고 있다. 비록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해당 기관의 활동이 제한됐지만, 회복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만큼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SA는 해당 논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어 더욱 논란을 부추키고 있는 상황이다.

나우루를 앞장서서 보호하고자 하는 기업과 단체는 ISA를 포함해 피지에 본부를 둔 태평양네트워크 등 지역보호 단체에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태평양제도포럼은 지역의 생계와 문화, 심지어 영적 상징성에 까지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감안해 심해 채굴을 10년간 유예할 것을 요구했다.


김지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ina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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