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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사태에서 얻는 7가지 교훈

김지나 기자

기사입력 : 2021-07-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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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도시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2명의 이사 선임 의안이 부결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해당 의안은 지난해 주주총회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제3자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 측이 제출한 이사 후보 2명의 선임을 철회하는 이례적인 경우였다.

시작은 총액 6000억 엔에 인수한 미국의 원자력 발전 기업 웨스팅 하우스에서 발생한 미국 원전 사업의 막대한 손실이었다. 다양한 사업 분야 중에서 향후 사업의 중심으로 반도체 및 원전을 선택한 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화근이 된 것이다.

회복을 목표로하는 과정에서 실적을 실태 이상으로 잘 보이도록 분식회계를 감행해 도시바는 도쿄 증권 거래소 제 1 부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언론 보도는 필요 이상으로 온건했다.

재정적 여유와 신용을 모두 잃은 도시바는 의료 기기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을 기대 할만한 사업을 매각하고 이번 문제의 원인이 된 자금 조달을 실시하는 등 연명와 재건을 도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주 주주총회 때 활동가의 이사 선임 사안을 막아내기 위해 일본의 경제산업성과 공모해 주주에게 부당한 압력을가했다고 혐의를 받고있다.

일련의 사태를 통해 도시바가 주는 교훈은 일곱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가장 첫 번째 교훈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며 그 자리를 유지하는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번 나가야마 이사회 의장의 유임 부결이 이를 증명한다.

두 번째 교훈은 투자자들은 기업이 '무늬만 거버넌스'인지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식회계가 밝혀지기 전부터 도시바는 기업 지배구조에 있어 선진적이라 여겨지는 회사였다. 위원회를 설치한 회사나 사외 이사를 기용한 회사의 좋은 측면을 볼 순 있어도 이를 철저히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자유경영에 있어 상장기업은 더 큰 대가를 치뤄야 한다. 상장기업은 주주뿐 아니라 투자자 일반에게 공평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해야한다. 그리고 당연히, 국가 기관과 손잡고 특정 주주의 이익을 증진시키거나 훼손시키는 일을 해서도 안된다.

넷째, 본건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누가, 언제, 무엇을했는지에 대한 사실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조사는 중요하지 않다던 카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대신의 발언은 경제산업행정의 책임자로서 현저하게 위기감이 결여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섯번 째 교훈은 돈을 내는 사람이 입김도 있다는 사실이다. 도시바가 투자자들의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받은 이상 이들이 경영에 개입하는 이같은 사태는 당연하다는 점이다. 주주로부터 조달한 자본을 배당만 지불하고 자유롭게 써도 되는 돈이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여섯째, 국책은 이제 걸림돌이다. 도시바가 경제산업성과 손잡고 부당한 일을 벌인 큰 이유는 단순히 도시바가 큰 기업이어서만이 아닌 국책기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로부터 기업의 안정성은 인정받겠지만 일반론적으로 하나의 고객에 크게 의존하는 행태는 경영상 부적절하다.

마지막, 부패한 회사 주식으로도 돈은 벌 수 있다. 지난해 주총 때 경제산업성 관계자가 미국 하버드대 기금운용펀드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자제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보도됐다.압력 여부나 내용도 현재로서는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이 경위의 사실관계 조사와 공표가 중요한 것은 당연한데 그 점은 차치하고 하버드대는 지난해 주총 당시 도시바의 실질적인 대주주였다. 하버드대 기금의 도시바 주식 투자는 지난해 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앞둔 데서 보듯 단순한 순투자일 것이다.

하지만 추측컨대 하버드대 기금은 회계 부정 시비에 휘말려 주가가 쌀 때 도시바 주식을 대거 취득해 투자 대비 큰 수익을 남겼을 것이다.


김지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ina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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