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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에 투자한다면 성과는?

김지나 기자

기사입력 : 2021-06-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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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상식적인 판단이다. 최근 투자분야에서 거대한 트렌드를 이끄는 ESG 요인을 생각했을 때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은 정말 좋은 투자 대상일까?

동일한 수익과 재무 자료를 가진 회사 A와 B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A사는 이사회 구성원에 사외 이사를 포함하고, 다양성을 추구하고있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이다. 한편 B사는 가족 중심 경영 형태를 유지하며 현예금 등을 내부유보로 둬 주주환원에는 소극적인 편이다.

이 때 수익이 비슷하다고 해도 A사 주가가 더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당연히 크다. 금융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최소한 채권자 자산의 가치를 주주에게 이전하는 효과가 있고, ESG 투자 면에서 봤을 때에도 선진적 이사회 구성은 시장에서 좋은 평판을 가져온다.

일본의 투자자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상장기업에 주주 중심 경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투자 대상으로 A가 무조건 좋은가? 마냥 긍정할 수만은 없다. 보수적인 경영을 유지해온 B사의 경영자가 선진적 지배구조를 목표로 하겠다고 변심한다고 해보자. 이를 위해 이사회를 개혁하고 자사주를 매입한 B사의 주가는 상승하며 A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 주가상승은 B사가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득이 아니라 거버넌스를 개선해 빚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구조 변환을 통해 상승한 주가에서 투자자가 얻는 수익을 ‘구조리턴’이라고 한다.

A사의 경우 이미 구조가 높게 평가된 덕에 높은 주가를 형성했다. 이제 구조를 개선해 주가를 상승시킬 여지는 없다. 반면 B사는 A사와 같은 수익과 같은 주가를 가지고있다고 해도 구조 개선을 통해 주가를 상승하고, 이를 통해 투자자에게 구조리턴이 발생할 여지가 생긴다.

결국 표면적으로는 이미 거버넌스 구조가 훌륭한 A사와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개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B사와 같은 기업이고, 이같은 개선을 통해 투자자는 더 높은 이익을 볼 수도 있다. 결국 성공의 열쇠는 경영자에게 있다. ESG 투자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고, 기업이 이에 동참하면 실질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남은 것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경영자의 마음에 달려있다.


김지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ina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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