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전쟁은 세계화에서 누렸던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이제 주요 기업들은 재고를 최소화하고 적시 제공 시스템에서 향유했던 혜택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공급 시스템과 적당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시기에 대해 입장 차이가 있다. 일부 기업들은 신속하게 도입 중이고 어떤 기업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를 아직 탐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미중 패권경쟁, 자원 민족주의가 앞으로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급망을 대체할 수 없는 천연의 광물자원 확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들 광물자원은 당장에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다. 희소 자원은 특정지역과 국가에 독점적으로 존재하고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 두 개의 주요 수출업체에만 의존하는 공급망이 있는 중요한 광물자원을 활용하는 산업들은 이제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더 긴장해야 한다. 다음은 공급망 대체가 어려운 자원들이다.
▲ 리튬(배터리)
호주와 칠레 광산은 각각 55%와 26%로 세계 리튬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두 나라는 세계 매장량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다.
어느 한 국가가 계속 공급할 수 없거나 공급하지 않으려면 배터리로 구동되는 모든 것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추출된 리튬의 약 4분의 3이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며, 이는 전기차 붐이 계속되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호주나 칠레의 공급 문제는 전기자동차 생산을 심각하게 방해할 수 있다. 여러 국가에서 많은 양의 금속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광산 기반 시설을 구축하려면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 코발트(배터리)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3분의 2 이상이 전 세계 매장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콩고 민주 공화국에서 생산된다. 이 나라는 정치적 불안에 휩싸여 있다.
중국 기업들은 콩고 정부의 약점과 부패를 이용하여 코발트 광산 산업에서 지배력을 확립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희토류 4400만톤을 매장하고 있는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시장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코발트는 리튬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과열, 폭발을 방지하는 핵심 성분이다.
테슬라는 스위스 소유의 광산회사 글렌코어(Glencore)의 콩고 자회사와 2020년 거래를 통해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4%를 확보했다. 가격 변동성과 추출과 관련된 인권 침해로 배터리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피하려는 것이다.
▲ 네온(컴퓨터 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 가스인 네온의 글로벌 공급에 최악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회사는 세계에서 정제된 네온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그 중 2개 회사는 최근 몇 주 동안 운영을 중단했다. 둘 다 현재 러시아군이 포위하고 있는 항구 도시인 마리우폴에 있다.
네온은 리소그래피로 알려진 프로세스인 컴퓨터 칩의 실리콘에 패턴을 인쇄하는 레이저에 사용된다. 네온 공급 문제는 계속되는 글로벌 칩 부족을 악화시켜 신차 및 전자 제품의 가격을 더욱 상승시킬 우려가 있다.
▲ 우라늄(원자력)
전 세계 우라늄의 40% 이상이 카자흐스탄 광산에서 생산된다. 호주와 캐나다를 포함한 상위 3개 생산국은 현재 전 세계 공급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카자흐스탄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자원은 대부분 소수의 지배 엘리트에 의해 통제된다. 올해 초 전국을 뒤흔든 정치적 불안정은 전 세계 우라늄 공급의 연속성을 위협할 수 있다.
우라늄은 원자력 발전 연료로 사용되며 석탄이나 천연가스보다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원자력 발전소는 세계 전력의 약 10%를 생산한다.
▲ 강철(건설)
중국은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공장을 보유한 세계 최고의 철강 생산국이다. 철강은 건설에서 자동차 제조에 이르는 모든 산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중국은 정련 철강의 최대 소비국이기도 하다. 높은 인건비와 엄격한 환경 규제로 인해 고소득 민주주의 국가에서 철강 생산이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중국이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철강 산업은 유해한 환경 영향으로 중국 정부는 2021년 오염을 억제하기 위해 철강 생산량을 낮추는 지침을 발표했다. 중국이 철강 생산을 무기화할 경우 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은 너무나 심대하다.
▲ 희토류 금속(배터리)
중국은 세계 생산량의 58%를 차지한다. 희토류 금속 생산에서 지배적 위치를 갖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전도성 및 자기적 특성으로 인해 가치가 있는 17개의 금속 그룹이다.
중국은 희토류 산업을 통합하기 위해 3대 광산회사 합병을 승인했다. 합병 기업은 희토류 상품의 전 세계적인 가격 형성에 대한 영향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 키웠다.
이미지 확대보기우크라이나 네온 생산업체가 생산 중단한 것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한층 더 악화될 우려가 커졌다. 사진=로이터
미국은 많은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전기자동차 생산의 선두 주자가 되기를 열망하고 있지만 현재 세계 희토류의 16%만 채굴한다.
최근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초당적 법안을 도입했다. 희토류를 수집하고 전략적 비축을 시작했다.
▲ 실리콘(반도체)
중국은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세계 공급의 68%가 국경 내에서 생산되다. 반도체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이기도 하므로 IT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실리콘은 또한 태양 전지판을 만드는 핵심 요소다.
중국이 실리콘 생산을 억제할 경우 청정에너지 및 전자 제조 부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