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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료산업 (4) 넘어야 할 벽, ASF와 GMO] 가축이 안전해야 사람도 건강하다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1-03-2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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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1) 천문학적 시장규모

(2 ) 절대강자는 누구?

(3) 꿈의 사료, 곤충 사료가 뜬다

(4) 넘어야 할 벽, ASF와 GMO


세계자원연구소는 오는 2050년까지 약 100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식량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2021년 글로벌 복합 사료 물량이 최초로 10억t을 초과한 가운데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식량 생산의 핵심요소인 사료업계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할 과제 역시 산적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식량 생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에게 전 세계 사료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당면과제로 ▲안전과 품질 보증 ▲각종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과 GMO ▲환율 불안 등 대외적 여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 사료산업 성장에 다가온 당면과제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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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안전과 품질 보증

사료는 가축들이 먹지만 최종적으로 사람이 먹게 되기에 안전성 담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료로 활용하는 콩, 옥수수 등 원재료와 비타민, 항생제 등 각종 첨가물이 인체에 무해한가 검증하는 것은 큰 숙제이다.

또한, 식용 작물과 가축 사육, 어류 양식이 인구 증가와 함께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구 환경 보존에 유해한 부분은 없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줄여나가는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규제에 있어서는 유럽이 미국보다 훨씬 강한 편이다. 유럽은 기후혁신 이니셔티브 FEED-X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양식 사료 생산, 기후환경 보존 필요성에 기반을 둔 산림파괴 최소화, 가축이 품어내는 탄소배출량 줄이기, 약품 사용에 따른 독성이나 환경 파괴 등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유럽은 환경 보존과 인체의 유해성 차단을 위해 공급 인증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가고 있으며, 생물안전(예: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방침이다. 각종 사건 사고를 경험하면서 이런 필요성을 인간의 양심에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에 따라 안전과 품질 보증을 위한 합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무역 규제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미국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를 포함한 아시아도 동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50년까지 축산물 생산량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국제사료연맹이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안전과 품질 보증에 대한 관심은 축산물 생산량과 비례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에 있어 각종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과 GMO

동물성 단백질 섭취에 있어 거론되는 주요 과제는 질병을 통제하는 유전자 편집, 감염 관리, 양식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저항하는 유전자 발견, 질병 감수성연구, 백신 개선 등이다.

그간 쟁점이 되었던 주요 가축 질환으로는 조류독감, 구제역 등이 있었고 최근에 부상하는 아프리카 돼지열병도 큰 관심사다.

조류(닭, 오리) 독감과 구제역(소, 돼지 등)의 경우 이미 관련 연구를 통해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어느 정도 나와 있지만 아직 완전히 소멸된 이슈가 아니고 지속적으로 재발하고 있어 축산 농가에 피해는 물론 이런 가축을 섭취하는 소비자들에게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가축 질환은 돼지에서만 발병하는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다. 아직 유효한 백신과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지 않아 큰 문제다. 백신 개발까지 향후 3년 정도 소요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재발할 경우 폐사처분이 불가피해 피해가 막심해 보인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 1위인 중국에서 지난 2018년 발병되면서 우리도 2019년 발생해 큰 이슈가 되었다. 중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하자 수입 물량이 급격하게 늘면서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 인상을 불렀다. 중국의 경우 발병 이후 속수무책으로 당해 개체수가 1억 마리 정도 줄어 2019년 3억8000만 마리로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의 경우도 지난 2019년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발생해 당시 44만6000여두를 살처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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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한편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익혀 먹으면 인체에 무해하다는 의학적 소견도 있지만 소비자들은 먹기를 주저하기 때문에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든 반작용으로 여타 동물성 단백질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피해도 상당했다.

향후 가축이나 어류 양식에 따른 각종 바이러스 질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마다 조기경보와 대응,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제품을 신속히 개발하면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

가축 질병이 사료시장과 식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우리 바이오산업과 사료사업, 가축산업이 민관협동을 통해 각종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 대처를 적절히 해 나가서 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간다면 향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2050년 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인류의 식량 자원 해결의 핵심 열쇠인 GMO다.

GMO(유전자 변형 생물,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GEO: Genetically Engineered Organism)는 기존의 생물체 속에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를 끼워 넣어서 기존의 생물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성질을 갖도록 한 생물체이다. 본래 유전자를 변형하고 조작해 생산성 및 상품의 질을 높이는 등의 목적으로 생산되었다.

1990년대 초반 첫 GMO 제품이 시장에 등장한 이래 도입된 유전자가 다른 생물로 이동되어 생태계가 교란될 가능성이 있고 환경오염 논란도 제기되고 있지만 부족한 인류의 식량 문제 해결 때문에 여전히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전 세계에서 GMO를 재배하는 면적은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국 등 전체 농지 면적의 12%에 달하며, 세계 1위 GMO 생산국인 미국만 집계하면 더 높은 수치로 측정된다. 미 식품메이커단체인 그로서리 제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유통 콩, 옥수수, 사탕수수의 약 90%가 GMO로 식료품 마켓의 약 75%는 GMO를 취급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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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전 세계 GMO 수입 1위이고, GMO 사료수입 2위다.

우리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기 때문에 GMO는 뜨거운 관심사로 언제든 부상할 소지가 있다. 현재 GMO 가운데 옥수수와 콩만 수입하는데 원재료는 전혀 식용하지 않고 전분당이나 식용유 등 제조에만 사용하고 있다. 한편, 트렌드 조사업체 허트먼 그룹이 2018년 진행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 절반가량이 소비를 꺼리는 것으로 나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거부감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GMO가 과연 인류를 구원해줄 수 있을지, 아니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지 아직 알 수 없다. 또한, GMO 관리 방안은 나라마다, 문화적 특수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국민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판단해야 함은 분명하다. 아직도 명확한 미래가 없는 이슈다.

GMO를 보는 시각은 미국과 유럽이 서로 상반된 입장이다. GMO 개발에 열심인 미국에서는 국민 대다수가 FDA 승인을 받은 GMO는 안전하다고 믿는 편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GMO 연구도 활발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기피하고 있다.

또한, GMO는 잡초나 병해충에 죽지 않는 작물 재배가 활성화되면서 독성이 강한 제조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대한 유해성 여부와 함께 환경에 대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할 과제이다.

GMO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사례와 부작용 관련 실험들이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인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세계 각국에서는 각기 다른 형질과 그 첨가량에 대하여 법으로서 규제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이에 따라 농산물 수입 및 GMO 함유 상품에 대한 표시제도 등 각국에서 논란 및 관련 법률들이 정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의 경우 규제가 강한 유럽과 상대적으로 약한 미국의 중간쯤 어디에서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유럽연합과 뉴질랜드 등과 함께 2000년대 초반부터 표시제를 도입하고 있다.

◇환율 불안정

사료 산업은 가축질병과 살충제 파동, GMO 논란, 자연재해 등을 이겨내고 성장을 이뤄내고 있지만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과 해상운임 상승여파,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외환시장의 불안 등으로 항상 긴장하고 경영부담을 감내하고 있다.

특히 펜데믹 이후 최근 미국의 천문학적 경기부양책이 지속되면서 금리 변동이 부담요소다. 배합사료의 원가에는 원자재 비중이 90%에 달하고, 해외의존율 또한 95% 이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배합사료 산업(경기) 전망에는 환율이 주요 변수이다.

또한, 국제곡물가격 분석도 반드시 필요하다. 2020년 사료시장 2000만t 시대를 연 가운데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국제곡물 가격과 환율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아 사료산업 종사자 모두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한 때이다.


박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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