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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美 인플레이션 우려로 세계 자산시장 요동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1-03-15 10:40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정체됐던 미국 경제가 백신 효과와 부양책으로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자 미 10년 국채금리도 시장 예측보다 빠르게 올랐다. 이에 주가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 준비은행이 공개한 10년 물가상승률이 2.24%까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세계 자산시장을 흔들고 있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나타나는 자산시장 변화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10여 년간 자산시장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은 저조했기에 최근 논의는 생소하기까지 한 만큼 확실한 이해와 대응이 요구된다.

인플레이션(물가와 용역의 가격 상승)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고 심대하다. 우선 인플레이션은 각 화폐단위로 살 수 있는 구매력을 감소시킨다. 인플레 상승은 투입 가격을 더 높이고, 소비자는 더 적은 재화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 수익과 이윤이 감소해 경제는 균형에 도달할 때까지 한 동안 둔화한다.

한편, 높은 인플레이션은 높은 투입원가로 이어져 기업 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 미래를 걱정하고 고용을 중단함으로써 개인, 특히 고정 수입에 대한 개인의 생활수준도 감소할 소지가 커진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자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변동하기 때문에 자산 주체들은 현금을 보유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더 좋은 실적을 내는 주식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30년대 이후 거의 모든 나라에서 높은 인플레이션 동안 실질 수익률은 최악이었다. 실질 수익률은 인플레이션을 뺀 실제 수익률이다. 한편 S&P 500 수익률을 10년 단위로 조사한 결과 인플레이션이 2%에서 3%일 때 가장 높은 실질 수익을 보였다.

인플레이션과 성장 對 가치주 실적


주식은 종종 가치와 성장 범주로 나눈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황에 따라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치주는 높은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성장주는 낮은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더 좋은 성과를 보인다. 전반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변동성은 더 크게 나타난다. 물가상승률이 상승할 때 고배당주는 하락한다.

금리가 높은 인플레이션 때는 일반적으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높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성장주는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금리상승기에는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훨씬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가치주 수익률 사이에 긍정적 상관관계가 있고 성장주에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다양하기 때문에 흥미롭게도 물가상승률의 변화율은 절대 수준만큼 가치 對 성장주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시장 참여 투자자들의 심리도 주요 변수다. 투자자들의 심리는 합리적이지만은 않다. 성장 기대치를 뛰어넘어 성장주를 과대평가할 수가 있어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성장주가 상승 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따라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인플레이션 하에서 특정 산업군이 일관되게 상승하는 연구 결과는 없다. 결론적으로 투자자 위험회피 능력과 정부 통화 정책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한편,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이를 적정수준으로 제어하기 위해 미 연준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경우 저금리 기조 하에 천문학적으로 풀린 자금이 회수되어 자산시장에 상상을 초월한 파급영향이 있을 것이다. 과연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 유발에 따른 금리인상을 언제쯤 단행할 것인가?


미 연방 준비은행, 인플레이션 대비


미 연준의 핵심가치는 물가안정과 고용이다. 따라서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는 물가상승 관련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지런히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예상치 못한 물가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조기경보 징후를 감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미 금리 전문가들은 최근 시기적으로 속도가 빠른 점은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발 이후 금리 인상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인상폭에 비해 적고, 트럼프 행정부 당시 금리 인상 불구 S&P38%, 글로벌 증시가 30% 상승했음을 주목하면서 금융시장이 감내하지 못할 정도의 인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또한, 미 바이든 행정부가 단행한 19000억 달러의 부양책도 향후 10년간 투자될 것이기 때문에 채권시장에 미칠 부담도 크지 않고 적정수준으로 분산될 것으로 본다.

한편 미 학계에서는 실질 실업률이 대략 10% 정도에 달해 임금상승 압력도 당장은 크지 않아 현재 2%를 상회하는 10년 물가상승률이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로 20212분기에 2.5% 수준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보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 2%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한 금리인상도 연준이 희망하는 완전고용이 달성될 것이라는 2024년이 되어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바람직한 자세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2021년이 인플레이션 '전환점'이며 주식 투자자들은 향후 10년 동안 3~5%로 주가 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금융학과 리처드 워 교수는 주식은 실제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좋은 장기적 위험회피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미래 명목수익을 현재가치로 계산할 때 더 높은 비율로 할인됨을 의미하고, 기업은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연도의 명목 수익은 더 높다는 것이다.

워 교수는 현재 투자자들이 대부분 물가상승률이 낮은 환경에서 삶의 대부분을 살아왔기에 역사가 인플레이션과 증시에 대해 가르쳐주는 교훈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면서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미래 명목수익의 가치를 감소시킨다는 것은 알지만 명목수익 자체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주식은 실제로 인플레이션의 위험회피수단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계속 가열 되고 투자자들이 두려움 때문에 주식을 투매하는 식으로 반응한다면, 매수 기회로 간주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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