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월 시행된 인도 전역 봉쇄조치로 인도의 모든 경제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으며, 그 결과 4~6월 분기 GDP는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23.9%를 기록했다.
해당 발표 이후 각 금융기관은 2020/21 회계연도 기준 인도 경제성장률을 10% 수준으로 하향 전망했으며, 인도 정부도 9.5%의 낮은 전망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봉쇄조치 완화 이후 생산활동이 정상화되고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음. 7~9월 분기 GDP는 7.5%를 기록했으며, 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각 금융기관은 기존 대비 개선된 2020/21 회계연도 GDP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무디스는 10.6%, 피치는 9.4%, S&P 7.7%로 수정 발표했으며, 인도 중앙은행은 7.5%를 제시한 가운데 가장 최근인 2021년 1월 8일 인도중앙통계청(NSO)은 7.7%로 추정했다. 인도 금융기업 모티랄 오스왈(Motilal Oswal)은 이러한 긍정적 변화가 지속되며, 2020년 10~12월 성장률은 1~2%, 2021년 1~3월에는 플러스 성장률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 2월 연방예산안 발표를 통해 인도 정부는 연간 재정적자를 GDP 대비 3.5% 수준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2020년 5월 이후 20조 루피(한화 약 300조 원) 규모의 긴급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추가적인 예산지출이 발생했다. 모티랄 오스왈은 인도 전역 봉쇄조치로 인한 경제활동 저하 여파와 맞물려 이번 회계연도 세수 확보가 전년 대비 30% 감소한 9조~9조2000억 루피(약 133조7000억~136조7000억 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재무부에 따르면 4~11월 발생한 재정적자 규모는 10조7500억 루피(약 159조7000억 원)로, 8개월 동안의 재정적자 규모가 기존 연간 전망치 대비 35.1% 이상 증가했으며, 로이터통신은 2020/21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총 GDP 대비 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자 공식 수치는 2021/22 회계연도 예산안 발표날인 2021년 2월 1일 공개될 예정이다.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약 7%대를 기록한 인도 실업률은 2020년 3월 말 봉쇄조치 이후, 사상 최대치인 23.52%(4월), 21.73%(5월)까지 증가했다. 인도 정부는 각 기업에 봉쇄로 인한 조업 중단 기간 중 100%의 임금을 지불할 것을 지시하고 PF(Provident Fund, 인도 국민연금) 지원을 위해 480억 루피(한화 약 7131억 원)를 배정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통해 실업률을 완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봉쇄 종료와 함께 실업률은 완화되기 시작되어 9~11월 실업률은 봉쇄조치 이전 2월의 7.8%보다 낮은 수치인 6.5%에서 7.0%를 기록했다. 그러나 12월에는 다시 상승한 9.1%를 기록하고 고용시장 회복이 도시지역 남성에 국한되면서 인도 정부는 여성 및 농촌 지역 노동자의 고용회복을 위해 근로자 공제기금(Employees' Provident Fund), 취업준비자금(Aatmanirbhar Bharat Rozgar Yojana, ABRY) 등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무역진흥청(DPIIT)에 따르면, 2020년 4~6월 분기 FDI는 65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0% 감소했으나 모디 총리의 자주인도(Self-reliant) 정책과 함께 글로벌 기업 대상 투자유치 노력이 더해지며 개선 양상이 나타났다. 7~9월 대인도 외국인 투자는 약 234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약 97억7000만 달러 대비 140% 증가했으며, 재투자 및 기타 자본을 포함한 총 FDI 유입금액은 약 281억 달러로 전년도 약 140억6000만 달러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2020/21 회계연도 기준인 2020년 4월 이후를 살펴보면, 4월부터 10월까지 재투자 및 기타 자본을 포함한 총 FDI 유입금액은 전년 동기 420억6000만 달러 대비 11% 증가한 468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인도 정부의 핵심 정책인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에 맞춰 디지털 분야 관련 투자가 증가했다. 4월 이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美 기업들이 전자상거래 및 모바일 분야의 투자를 확대했고 8월 한 달에만 미국발 투자금액이 174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4~6월 기준 대인도 투자국 중 5위였던 미국은 4~9월 기준 3위까지 상승했다.
또한 미국 실버레이크, 일본 소프트뱅크, UAE 무바달라 등 주요 투자자들 역시 대인도 투자를 확대했다. 최근 테슬라가 2021년 R&D센터 건립과 함께 인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새로운 SUV 개발을 위해 인도에 2억5000만 달러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자동차산업 투자도 활발하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뭄바이증권거래소의 센섹스(Bombay Stock Exchange, BSE)는 전년대비 15% 증가한 4만7751.33루피로(약 71만 원)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3월 23일 봉쇄조치 시행과 동시에 2만5981.24루피(약 38만 6500원)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으나 경기가 회복되며 동반 상승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 주가지수인 인도증권거래소의 니프티50지수는(NSE, NIFTY 50)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한 1만3981.75루피(약 20만 8000원)로 2020년을 마감했다. BSE지수와 같이 봉쇄조치 시작일에는 최저 지수(7610.25, 약 11만3000원)를 기록했으나 IT 및 금융 관련 주가 상승에 힘입어 2020년 12월 31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0년의 극심한 경기 침체를 뒤로 하고 2021년에는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은 2021년 1분기(1~3월)까지 마이너스 성장세이나 2분기(4~6월)에는 전년 분기 대비 32.4%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며, RBI는 2020년 4분기(9~12월)를 기점으로 플러스 성장으로 반등하면서 2분기(4~6월) 전년 동기 대비 2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외에 IMF, 무디스, S&P 등 각 글로벌 금융기관도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 높은 성장률 전망에도 불구하고 IMF는 인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경제로 회복되기까진 1~2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020/21 회계연도 명목 GDP(Nominal GDP) 규모는 2019/20 회계연도의 203조4000억 루피(약 3025조 원) 대비 6.9% 낮은 189조4000억 루피(약 2817조 원)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21/22 회계연도에는 2020/2021년 대비 13.3% 성장한 214조6000억 루피(약 3192조 원)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