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 수준으로 동결했다. 유로존 국가의 코로나19 충격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 매입 등 대규모 통화 재정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에게 경기 부양책을 너무 빨리 철회하지 말 것을 촉구한 바 있다. IMF는 프랑스와 독일에도 지출을 계속할 것을 주문했다.
ECB는 지난 주 통화정책회의 직후 홈페이지에 게재한 결정문에서 "통화정책회의는 '매우 완화적인 통화 정책 기조(very accommodative monetary policy stance)'를 재확인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ECB는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한계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역시 각각 현행인 0.25%와 -0.50%를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2%에 수렴할 때까지 기준 금리가 현재 또는 그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현재 연간 -0.3%다. ECB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올해 1%, 오는 2022년 1.1%, 2023년 1.3%로 점차 증가해 목표치인 2%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CB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긴급매입 프로그램(PEPP) 규모를 총 1조8500억 유로(약 2436조5055억 원)로 유지한다고 한다. ECB는 적어도 오는 2022년 3월말까지 또는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끝날 때까지 PEPP에 따라 순매입을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켓위치는 PEPP의 미래가 유로존에서 '우호적인 재정 상황'을 유지할 필요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ECB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호적인 재정 상황을 유지할 수 있다면 1조8500억 유로를 모두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직후 '유연성(flexibility)'을 강조했다. 그는 "PEPP에 따라 자산을 계속 매입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인플레이션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마켓워치는 ECB의 모호함은 정책의 선명함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APP)도 월 200억 유로(약 26조7300억 원) 규모로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APP 순매입이 정책 효과 지속을 위해 필요한 만큼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재융자 사업(refinancing operations)을 통해 풍부한 유동성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는 은행의 기업과 가계 대출을 지원하기 위한 매력적인 자금 공금원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통화정책회의는 물가 상승률이 균형에 대한 약속에 따라 일관된 방식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적절하게 모든 수단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