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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800조 원 테슬라 빨간불...유럽·중국서 선두 빼앗겨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1-01-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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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조 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전기차 제국' 테슬라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덴마크계 삭소뱅크의 피터 가니 투자전략 담당이 "테슬라가 최근 몇 달간 유럽에서 르노·폭스바겐·현대차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며 "주주들은 '경각심(Alarmed)'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유럽은 물론 중국에서 현지 브랜드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줬고 국내에서는 현대차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피터 가니는 전기차 조사업체 EV 볼륨즈의 유럽 판매 데이터를 근거로 테슬라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피터 가니는 "지난해 11월 유럽 차의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가 198% 증가했다"며 "이 중 르노 조에가 테슬라 모델3을 따돌리고 판매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우디 e-트론과 경쟁하는 테슬라 모델S와 모델X가 20위 안에 들지 못한 것은 더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e-트론, 모델 S·X 등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대표 차종이다.

EV볼륨즈가 공개한 지난달 잠정 판매 집계(영국 미집계)에서도 테슬라는 두 달 연속 유럽 브랜드에 밀렸다. 테슬라 모델3은 지난달 1만7521대를 팔았지만, 유럽 시장 1위는 2만3448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의 ID.3에게 돌아갔다.

또 피아트 500e는 4981대를 기록했고, 지난달 출시한 폭스바겐 ID.4도 471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출시한 두 차종의 선전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V볼륨즈는 "(두 차종은) 지난해 유럽에서만 판매됐다"며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하면 판매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에 '12월 유럽차시장 2등'은 불길한 징조다. 지금까지 테슬라는 분기 마지막 달에 '물량 밀어내기'를 하며 이 기간 압도적인 판매 실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맞붙는 시장으로 향후 전 세계 '전기차 대전'을 가늠할 수 있는 시장으로 여겨진다.

유럽 각국이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펼친 덕분에 중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현대·기아차는 제조사별 유럽 판매 순위에서 4위를 유지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두 달(2020년 11~12월)간 중국 시장의 베스트 셀링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3이 아닌 상하이지엠우링(SGMW)의 우링 홍광 미니였다. 우링 미니가 지난 8월 출시했다는 점에서 올해 중국 내 최대 판매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단, 우링 미니의 가격은 약 3만 위안(약 500만 원)으로 모델3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물론 테슬라는 미국에선 여전히 견고함. 테슬라와 EV볼륨즈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는 미국·중국 시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약 10만대를 판매했다.

올해 테슬라의 입지는 모델Y 실적에 따라 결판날 전망이다. 모델3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차량(CUV) 모델Y는 지난해 미국·유럽에 이어 올해 호주를 비롯한 한국·중국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출시됐다. 최근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 내놓을 중국산 모델Y 가격을 지난해 예고한 가격보다 30%가량 낮추며, 중국 브랜드와 경쟁을 예고했다.

테슬라 모델 S·X, 아우디 e-트론 등이 선점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도 올해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메르세데스-벤츠가 MBUX 하이퍼스크린 등 첨단사양을 탑재한 EQS를 선보일 예정이고, GM의 트럭 브랜드 GMC도 허머 EV를 연말께 내놓을 예정이다. 또 포드도 머스탱 마하 E를 선보이며 마하 E GT의 미국 판매 가격은 약 6만 달러(약 6600만 원)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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