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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취업난에 ‘철밥통’ 선호, 공무원 공시 열풍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1-01-08 14:26

중국의 젊은이들이 취업난에 봉착해 공무원 공시 열풍이 불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젊은이들이 취업난에 봉착해 공무원 공시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에서도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기업 입사나 창업 대신 ‘철밥통’인 공무원으로 몰리는 ‘공시생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베이징대나 칭화대를 졸업한 뒤 지방 공무원이나 교직원을 선택하는 중국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8년 경우 국가공무원고시의 신청자 규모가 138만 명에 달해 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평균 경쟁률도 49:1이었다 중국계획출산협회(中国计划生育协会)관련 기관 직종은 경쟁률이 무려 2318:1, 그 뒤를 이어 허베이성 산하 기상국 직종으로 경쟁률이 1753:1로 나타났다.

2020년 코로나 상황에서는 신규 취업이 어려운 것은 물론 기존에 다니고 있던 직장마저 불안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에서도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국가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 무려 3334: 1의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졸업 후 중국 대표 IT 기업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에 입사하거나 창업을 하는 것보다 안정적이고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을 더 선호한다는 것. 특히 최근 각 지방 정부에서 명문대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고액연봉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내세우면서 중앙정부도 아닌 지방 공무원이 되는 명문대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분석.

최근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대를 졸업한 후 공산당에서 일하거나 혹은 정부 공무원이 되는 이들은 2015년 10.72%에서 지난해 17.8%로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민영기업으로 취업한 졸업생 수는 2015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베이징대 졸업생이 가장 많이 취업한 상위 20개 기관 및 기업 중 8곳이 성(省)급 당 위원회 조직부다. 이 중 푸젠성 위원회 조직부에 55명, 쓰촨성에는 41명이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명문대학생들이 공무원을 선호하는 까닭은 중국 유명 IT 기업체 등에 어렵게 입사해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견뎌야 하고 30대 조기 퇴직도 흔하기 때문이다. 중국 지방정부가 명문대를 졸업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중국 선전시의 일부 중·고등학교는 베이징대나 칭화대학 졸업장이 있으면 면접 없이 교원을 채용하고 있다. 저장성의 한 현(縣)정부는 올해 공무원 60여명을 채용했는데 이 중 10명 정도를 ‘쌍일류(세계 일류를 목표로 하는 137개 대학 및 학과)’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선발했다..

한 관계자는 관련 현상에 대해 “명문대 인재를 스카우트 해 지방 경제 발전 수준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에서도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장으로 정년까지 법적으로 보장되고 급여 및 복지 혜택이 좋다는 인식 때문에 구직난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들이 공무원시험으로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과열된 공무원 선호 추세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젊은 세대들이 도전정신이 필요한 창업 대신 공무원이 부여하는 막중한 책임감은 간과하고 공무원의 직업적 안정성과 사회적 신분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현실적으로 안주하려는 경향을 비판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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