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새로 시행한 이후 홍콩의 부유층이 점점 더 많은 양의 금을 외국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 거래·보관업체인 J 로트바트의 조슈아 로트바트 대표는 민간 투자자들이 지난 12개월 동안 금의 약 10%를 홍콩에서 싱가포르와 스위스 같은 국가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 반정부 시위 때부터 시작됐으며 국가보안법 통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정치적 불확실성과 법치주의에 대해 불안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로트바트 대표는 "많은 고객이 현재 홍콩을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보안법이 통과된 후 즉각 금을 다른 곳에 보관해 달라는 홍콩 투자자들의 요청이 쇄도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금괴 업체인 불리온스타의 귀금속 분석가 로난 맨디도 "투자자들이 위험과 불확실성을 피해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금을 옮기고 있다"며 "금 보유자들의 마음속에서 금괴의 안전과 심지어 재산권의 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제 환율이 유동적이고 특히 달러화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홍콩의 자산이 싱가포르로 몰리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긴 했으나 금괴까지 싱가포르로 옮겨지고 있는 상황에 중국과 홍콩 당국도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