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속되는 ‘중국 때리기’에 홍콩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6일 미국기업 등이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중국 메신저 서비스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와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바이트댄스와 텐센트가 미국의 관할에 속하는 모든 재산과의 거래를 막는 것으로, 45일 내에 발효된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홍콩거래소에서 텐센트는 10% 이상 급락했다. 그러나 ‘텐센트’에 대한 제재는 앞선 ‘틱톡’ 제재와는 ‘급’이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틱톡이 아무리 인기가 좋은 글로벌 숏 비디오 플랫폼이라도 해도, 한국의 네이버와 카카오를 합쳐 놓은 복합 서비스 기업 텐센트와는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조치는 중국인의 생활 플랫폼에 대한 제재라고 보는 것이 옳다.
문제는 중국, 특히 홍콩 증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이러한 위험한 시장에 계속 머물려고 하겠느냐에 대한 의문이다. 투자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경제의 2대 강국이 이 같은 형태로 싸운 것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홍콩이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로 혼란을 겪을 당시, 상당수 시장참여자들은 홍콩 증시가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자금과 인력이 대거 이탈하고, 미국도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로 맞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홍콩 증시가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말 2만2000포인트까지 떨어졌던 홍콩 항셍지수는 7월 초 2만6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상승했다.
홍콩 증시가 지금까지 비교적 잘 버텨올 수 있었던 이유는 유망한 중국 테크기업의 홍콩거래소 상장이 증가하면서 홍콩거래소의 경쟁력이 더 높아진 때문이다. 결국 홍콩거래소의 주가 움직임은 여전히 긍정과 부정을 모두 안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