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SMIC와 화홍 등 자국 반도체 기업에 10년 간 법인세를 면제하는 파격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 내용은 15년 이상 반도체 사업을 한 기업 중에서 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나 그 이상의 반도체 공정을 도입한 기업에 최대 10년 동안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중국에서 28나노미터 공정으로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건 1위 업체인 SMIC와 2위 화홍 반도체 뿐이어서, 이들이 세제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무원은 또한 65나노미터 이하 공정을 보유한 기업은 5년 간 세금을 면제하고 그 다음 5년간은 법인세율을 절반으로 낮춰주기로 했다. 이런 혜택은 그 기업이 흑자를 내는 첫 해부터 적용 되는 방식이다. 반도체 칩 디자인, 포장, 시험 및 관련 장비,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해선 수익이 발생한 최초 2년 간 법인세를 면제하고, 그 다음 3년 간은 법정세율인 25%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주기로 했다.

이러한 중국의 정책은 미중 간 기술 패권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 2014년 반도체 산업의 진흥을 위해 국유펀드인 '국가 집적회로산업 투자펀드'를 결성해 1차로 218억 달러(26조 원)의 자금을 모집했고, 지난 해에는 2차로 290억 달러(34조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 모집한 바 있다.

한편 반도체 기업들이 금융시장에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科創板)을 지난해 개장했고, SMIC는 지난달 16일 커촹반에 2차 상장해 530억 위안(9조 원)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캠브리콘도 20일 상장해 25억8000만 위안(4400억 원)을 모금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경쟁력이 꾸준히 주목된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