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는 기후환경 변화와 탈탄소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석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발전을 다각화하기 위해 원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80년대 초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시작했지만 1990년에 폐기한 바 있는 폴란드는 2020년 9월 ‘청정 경제 전환’ 노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2040년까지 최대 6기의 원전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원전에 337억 유로를 투자해서 2033년에 첫 가동할 계획이다.
PEP2040이란 별칭이 붙은 원전 계획은 아직 위치나 기술을 선택하지 않고 있다. 중기적으로 6~9GW 원자력 에너지 용량을 건설해 2033년까지 첫 발전소 건설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현재 폴란드 원전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다. 한발 앞서 일본은 폴란드와 회담을 가졌다. 일본은 고온 가스 냉각 연구 원자로 건설에 관한 회담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분명 기회는 있다. 폴란드는 원전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간 폴란드 투자에서 축적된 신뢰와 원전 기술면에서 일본에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자금 마련 측면에 도움을 줄 경우 동일본 원전 사고로 여론에 불리한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사업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폴란드의 최초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 참여를 위해 첨단 전력 원자로(APR 1400)를 제안했다. 성사가 되면 우리의 원전 관련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열리게 된다.
◇신재생에너지 투자 기회도 열려
폴란드 내각은 지난 2월 2030년까지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서 에너지의 23%를 확보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발트해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난 2월 한국 상의와 폴란드 산자부는 비세그레이드 포(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와 제2차 경제무역 포럼을 열고 재생에너지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유명희 장관은 포럼에서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글로벌 녹색 동향에 집중해야 한다"며 "5개국 친환경 환경 정책을 고려할 때 협력의 범위는 넓다"고 말했다.
이 포럼에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효성첨단소재, 포스코, 두산밥캣 등 4개국에서 사업을 하는 우리 기업들이 참석했다. 한국에서 탄소섬유, 금속 양극성판 등 주요 수소경제 소재를 개발·제조하고 있어 폴란드 등 이들 국가들이 수소경제 투자를 시작할 경우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전기 자동차에 대한 폴란드 투자도 호황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은 이 부문 투자에 선두 주자다. 폴란드 무역투자기관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의 거의 3분의 2를 한국이 담당한다.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 인근 소재 LG화학의 전기자동차용 리튬 이온 배터리 공장 건설은 1989년 이후 폴란드에서 가장 큰 단일 외국인 투자다. 2020년 말까지 총 27억 유로를 투자했으며 현재 최대 6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LG화학 투자 덕분에 폴란드는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에 있어 유럽연합 선두주자가 되었다. SK이노베이션도 폴란드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리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데 이는 유럽에 대한 첫 번째 투자다. 예상 가치는 3억3500만 유로로 생산은 2021년 말에 가능할 전망이다.
◇방산에서도 투자 기회
폴란드는 군 전투력을 강화하는 ‘WILK’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쓸모없는 소련 시대 T-72 탱크 현대화 사업의 일환이다. 폴란드 육군은 2021년부터 2035년까지 군대 기술 현대화 계획에 포함된 ‘WILK’ 프로그램을 전개해 최소 500개의 현대식 탱크를 필요로 한다.
한화는 2014년에는 2억9000만 유로 상당의 곡사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폴란드 군대의 새로운 전투 탱크 획득을 목표로 하는 Wilk 프로그램에 참여를 모색 중이다.
또 현대로템은 이미 2018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차세대 탱크를 폴란드 군대에 제공하고 있다.